<가능성>

예전에 가능성 중독이라는 말을 들어봤다. 내가 될 수 있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것. 어느정도 도전해 봤는데 결실을 만들지 못했다면 포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다시 시작해 볼 수도 있지만 쉽게 하지 못하는 것들.

문득 나도 일종의 가능성 중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직업적으로 될 수 있는 상태’ 보다 가능성 있는 것들을 계속 생각해 보려고 하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이런 주제로 인터뷰 콘텐츠를 만들면 어떨까… 이런 캐릭터를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것들.

혼자 했던 여러 상상 중에서 실제로 시도해 본 것들은 거의 없다. ‘가능성 중독’이라는 말처럼 내가 상상한 것들은 상상에 머물러야 ‘가능성이 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 막상 시도해보자니 머리도 아프고… 별로인 무언가를 만들기 싫은 마음이 든다.

사실 핑계다. 누구나 아는 그런 내용이다. 별로인 것도 만들어 보고 왜 별로인지도 생각해 보고 디벨롭 시켜나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늘 생각만 하고 적어만 둔다. 언젠가 꼭 해야지…. 나중에 꼭 한다… 하면서.

한편으론 기획이라는 게 다 그런 것 같다. 가능성을 발견하고 가능성을 키워나가는 것.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 창업자, 요리사, 바리스타 등등 (직업이 이거 밖에 안떠오른다..) 일의 본질은 가능성을 발견하고 만들어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처음에 마케터가 되고 싶었던 건 학부 마케팅, 광고 강의를 들으면서 였다. 강의 자료로 여러 기업들의 사례들을 보여 주셨는데 어떻게 저런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매력을 느꼈다.

레드불이 성층권에서 뛰어내리는 영상을 만들고 애플 광고를 분석하면서 ‘언젠가 나도?!’ 라는 생각을 하면서 꿈을 키웠다. 만약 내가 20년 동안 일을 한다면 그런 참신한 아이디어는 몇 번이나 내고 몇 번이나 실제로 집행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문득 든다.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모두 가능성에 중독된 사람들인 것 같다. 중요한 차이는 그 가능성을 기반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그 결과물이 유의미한 결과를 가지고 있는지일 것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뉴스레터도 모두 내가 상상했던 가능성 중 하나였다.

오늘 하루도 수많은 가능성들을 생각한다. 이게 될까? 이게 맞나? 이렇게 하면 될까? 정답은 없지만 내가 생각한 방법, 방향을 밀고 나간다. 어차피 정답은 없다. 때가 맞으면, 상황이 적절하다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되게 만드는 가능성도 상상하면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