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항상 깊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깊지만 깊은 걸 티내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겉으론 가벼워 보이지만 실제론 정말 깊은 그런 사람. 그런게 멋있으니까….

나는 스스로를 얕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생각의 깊이가 얕은 사람. 글로는 세상 깊은척 하지만 대화를 할 땐 깊은 얘기를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어버버버…

인스타그램에 이런 저런 사람들의 글을 올리기 시작한 것도 깊이를 갖고 싶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그들의 깊이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 때문에.  그래도 다행히 하루 하루 지나면서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라는 건 본질에 가까워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도 사람과 대화를 할 때도 중심엔 본질이 존재한다. 누군가의 고민에 대해 얘기할 때 그 사람의 말 안에는 그에게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이 있다. 그걸 파악하고 듣고 싶은 얘기, 필요한 얘기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뭘 해결할 수 있을지, 개선할 수 있을지 보이지 않지만 파고들다 보면 결국 그 안엔 어떠한 포인트가 보인다. 계속 질문하고 질문하고 또 질문해야 한다.

세상엔 충분히 많은 제품이 있고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있는 것 같지만 언제나 새로운 무언가가 생겨나고 유행은 돌고 돈다. 페이스북은 영원할 것 같았지만 인스타그램이 그 인기를 가져왔고 은행은 영원히 불편한 서비스일 것만 같았지만 토스가 생겨난 이후 모두 편리를 외친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이끌었을까. 깊이 들여다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시장도, 고객도 더욱 깊이 들여다 보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하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건 무언가 깊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말하는 ‘깊이’는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분별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 같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능력. 기술적인 것들은 배우면 늘지만 깊이를 갖는 것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상황을 볼 땐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대충 알겠는데 내 상황일 땐 이게 쉽지 않다. 원래 남한테 조언하는 건 쉽지… 암요 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