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을 보면 별다른 위기 없이 성공가도를 이어갔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들 또한 누구와 마찬가지로 힘든 시기를 겪는다. 그 시기를 겪고 나서야 좋은 결과를 맞이한다.

서사를 키워드로 정하고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은 것들은 영화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럴만도 한게 영화는 이야기를 시각과 청각을 통해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예술이기 때문일지도. 영화엔 하나의 중심 서사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보통 위대한 업적을 가진 인물이나 역사적인 사건이 중심 서사가 되곤 한다. 인물, 사건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 이들을 가로막는 방해물들. 그리고 이것들을 이겨내고 만들어 내는 결과물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내가 사람들의 글을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유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그 안엔 소소한 재미와 감동이 있다.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더욱 와닿는다.

반대로 유명한 사람들의 글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 작가, PD가 생기면 나는 그 사람의 인터뷰를 읽는다. 왜 그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부터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좋아하는 건 뭐고 취미는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 대한 매력은 깊어진다.

아이러니 하게도 요즘엔 이런 서사가 있는 것들을 느끼기 어려워졌다. 해야할 것도 많고 봐야할 것도 많고 만나야하는 사람도 챙겨야 하는 것도 너무나 많다. 뭐든 빠르게 지나가고 행동해야 한다. 느린 건 뒤쳐지는 것처럼 보이고 낭비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렇다고 내가 빠르게 빠르게 사는 건 아니다. 

재미난 세상이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빠르게 빠르게’가 아닌 ‘천천히 천천히’가 트렌드가 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방금 이 문장 적는데 10분이나 멍 때리고 있었다. 요즘은 글이 술술 나오질 않는다. 딴 길로 빠졌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하는 데에 재미를 붙였으면 좋겠다. 돈을 벌려고 하는게 아니라 아무 이유없이 했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심심할 때마다 읽을텐데… 사람들 이야기를 읽는 게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제일 재밌다. 듣는 것도 좋지만 읽을 때 가장 재밌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 낸 이미지가 아니라 내가 상상하며 이야기를 한 줄, 한 줄씩 읽어나가는게 가장 좋다. 내가 읽고 싶은 속도로 자유롭게 읽을 수도 있고.

모든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만약 내가 나중에 유명한 사람이 되면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어디가서 인터뷰를 하겠지. 이럴 때 보면 메신저와 메시지 중 메신저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브런치에 있는 수많은 글을 읽다 보면 좋은 내용의 글들이 많다. 그런데 글을 다 읽고 작성자의 프로필을 봤는데 팔로워가 많거나 유명한 분이라면 나 혼자 반응한다. ‘역시…’ 어쩔 수 없이 메신저에 눈이 가게 된다.

좋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어서 좋은 메신저가 될 수 있는 걸까 좋은 메신저가 되었기 때문에 좋은 메시지로 보이는 걸까? 내용이 딴 길로 샌 것 같지만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