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나는 26살이다. 그리고 올해 한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에서 인턴을 했고 학교를 졸업했다. 한창 정신 없다가 최근엔 매일매일이 여유의 연속이었다. 시간이 많아지니 생각할 시간은 늘어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26살들은 어떻게 살까?

보통은 뉴스레터를 준비할 때 먼저 키워드 노트를 작성하고 그 뒤에 콘텐츠를 읽고 채워 넣는다. 이번 뉴스레터는 반대로 냅다 글을 먼저 읽었다.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쓰고 싶은 내용이 떠오를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남해살이를 시작했다고 한다. 글을 읽어보면 무언가 현타를 느끼고 남해로 떠나신 것 같은데 그 추진력에 감탄했다. 나도 언젠가 시골에 내려가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는데 저 분은 행동으로 옮겼구나 하는 생각에 묘한 부러움을 느꼈다.

돈도 있고 시간도 있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이 해외라도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주저하게 되는 걸까. 마음 편히 쓰질 못하는 걸 보면 나는 정말 돈과 시간이 충분하진 않은 것 같기도.

또 다른 분은 26살에 4년차 프로덕트 매니저 경력을 쌓았다고 한다. 글을 읽으면서 이 분이 경력을 쌓은 과정을 보는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글에서 느껴지는 성장 지향적인 태도가 지금의 나에게도 큰 자극을 주었다.

이상을 말로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고 한 단계씩 밟아가는 과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고통이 있었을까? 주변에도 이 분처럼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새삼 이들의 독한 모습에 대단함을 느낀다.

또 누군가는 26살에 인세로 1,000만 원을 벌었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굳이 읽지 않았을 글이다. 예전엔 묘하게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는 글엔 손이 가지 않았다. 나와 그 사람을 비교할 것 같았고 자극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을 것만 같았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1,000만 원이라는 인세를 얻어내기 까지의 과정이 궁금했다. 사실 글에는 전부 담기지 않는 고통과 스트레스, 노력이 있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인지 글이 마냥 가볍게 읽히진 않았다.

물론 세상엔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내가 읽은 글들은 그 중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일부 사람들일 뿐이다. 사실 처음 이번 주제로 내 나이를 정했을 때, 내 또래들은 취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내 상황을 다른 사람들에 대입하려고 한 것이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내 주변 사람들만 해도 다양한 직업, 생각을 갖고 사는데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다. 

나보다 많은 걸 이룬 사람들은 보고 현타가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한 달 동안 충분히 나태하게 살았기 때문일까? 오히려 많은 자극을 받는다. 브런치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