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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인턴 기간 중 한달 만을 남겨 놓았다. 원래 생각보다 빠르게 인턴에 합격하면서 회사에 대해, 업에 대해 큰 고민을 하지 못하고 실무를 시작하게 됐다.

들어가서 다른 분들을 서포트할 거라는 내 예상이 무색하게도 들어간 지 3일만에 나는 한 브랜드를 담당하게 되었다. 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지만 오히려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2개의 브랜드를 담당해 보았고 나는 회사에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인턴으로 많은 일,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보는 건 정말 좋았지만 일의 즐거움을 느낄 새도 없이 업무를 배우고 쳐내다 보니 어딘가 얹힌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일하는 게 힘들기만 한 건 아니었다. 새벽까지 일하면서 다른 분들과 동지애 같은 걸 느끼기도 하고 지방으로 촬영을 가면서 대표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내가 기획했던 콘텐츠, 냈던 아이디어가 좋은 반응을 얻을 땐 짜릿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무튼 나는 이제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어떤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고 있을까? 예전에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고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 싶은지 고민을 많이 한 적이 있다. 막연하게 어떤 업계였으면 좋겠고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는 회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짧은 기간 일을 하고 나니, 내가 마케터라는 직무에 맞는 사람일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내가 보내는 <오후 10시>, 내가 인스타그램에 적는 글들이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주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은게 다다.

하지만, 마케터라는 직무는 정반대의 일을 해야할 때도 있다. 그닥 사람들에게 필요해 보이진 않는데 그들이 필요하게끔 느끼도록 만들어 구매를 유도하는 것처럼 없는 수요도 만들어서 회사에 매출을 올려야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 하다.

물론, 회사에 소속한 이상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하는 건 당연한 사실이고 마케터라는 직무는 그 일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도 맞는데! 무튼 그게 참 어렵다. 내가 잘하지 못해서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최대한 내가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느끼는 일을 하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다. 누구나 이 생각을 하겠지만! 그냥… 나도 그렇다.

사람들은 직무, 회사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까? 그리고 자신이 처음에 생각했던 기준과 잘 부합하는 일을 하고 있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 소속되어 있는 회사가 만족스러울까?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디에서 해소하고 있을까?

나중을 생각하며 지금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배우고 견뎌내는 걸까? 사람들은 왜 일하고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