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신기하다. 이야기가 있는 모든 것들은 매력이 있다. 오래된 노트가 있다. 그 노트를 가만히 두면 낡고 오래된 노트일 뿐이지만 그 노트 안에 담겨 있는 이야기를 듣고 나면 노트의 흠집은 시간의 흐름이 되고 이야기를 담아내며 생긴 상처가 된다.

모든 물건들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도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저 물건일 뿐이고 사람일 뿐이다.

나는 유독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했다.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관계를 쌓았다는 의미는 아니고 길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아저씨는 무슨 일을 할까? 오늘 뭘 먹었을까? 같은 살짝 쓸모 없는 궁금증이었다.

사실 정말 무의미한 궁금증이다. 나는 길을 걸어 가는 사람의 직업이 왜 궁금할까? 만약 그 사람의 직업을 알면 어떨까? 무언가를 더 궁금해할까 아니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까?

예전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그만큼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뭘 먹고 살고 무슨 일을 하고 사는지 궁금했다.

여태까진 정말 막연한 궁금증이고 별 쓸모 없는 궁금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궁금했고 그 사람의 하루가 궁금했던 것이다. 별 다른 의미는 없다. 길을 걸어가는 아저씨의 패션이 화려해서도 아니고 키가 컸기 때문도 아니다.

예전엔 막연하게 궁금해 하기만 했다. 누구한테 물어봐도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술술 들려줄 사람이 많지도 않을거다.

하지만 요즘은 그럼에도 들어보고 싶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뭐가 고민인지 정말 별거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루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누가 볼까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모든 사람들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거라고 믿는다. 이야기는 재밌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