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고민될 때, 오후 10시
님 안녕하세요! <오후 10시>입니다.
오후 10시는 이름처럼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발송되는 뉴스레터인데
이젠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가는 오전 2시에도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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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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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 끝나자 마자 회사 이야기를 뉴스레터 주제로 정하는 사람이 있다니. 제목을 보고 질려서 나가시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들을 만나면 자기네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얘기해 줘요. '오늘 커피 내기를 했는데~' '사무실 이사를 하는데 ~~~' 듣다 보면 회사랑 관련된 이야기도 정말 많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일과 관련된 얘기도 있겠지만 회사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이야기도 있을 거고 출근을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누군가의 책상을 보고, 퇴근을 하면서 등등등등등. 회사라는 하나의 주제에도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나니 막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 지더라구요.
검색만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사람들은 회사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을 혼자만 알고 계시겠죠... 큰 방에 모아두고 한 분씩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고 싶은 정도입니다. 뭐 꼭 회사가 아니어도 좋지만 회사를 생각하면 보통 스트레스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테니... (편견입니다.)
마케팅, 개발, 디자인. 이런 직무들은 미디어, 콘텐츠로 많이 접했는데 생각해보니 인사팀, 재무팀, CS팀에 대해선 자주 접해보지 못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관련된 이야기들도 읽어보고... 다양한 회사가 있고 회사 안에도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구구절절 너무 길지만 마지막으로 모든 회사들은 서로 유기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 회사가 존재하기에 또 다른 회사가 존재할 수 있고 그 덕에 또 다른 회사도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청, 대행도 그렇지만, 우리는 누군가 만들어 낸 결과물로 인해 생활에 이로움을 얻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님 오늘도 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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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콘텐츠 요약
1. 그 날 우리는 회사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았다
2. 회사만 열심히 다니면 바보인가요?
3. 퇴근에 대한 다양한 학설들을 알아보자
4. 제일 맛있는 떡볶이는 퇴근 후 먹는 거리 떡볶이 한 점
5. 인사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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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1
그 날 우리는 회사에서 다이아몬드를 찾았다
브런치 데인드박님의 글
나의 첫 직장은 S그룹 인사팀이었고, 본사 15층에 있었다. 입사 전, 야근이 많다는 소문에 미리 각오는 했지만, 현실은 더했다. 그리고 가끔 사무실에서 이상한 사건을 목격하면서 회사에는 독특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악----" 그날도 어김없이 저녁을 먹고 컴퓨터를 켰는데 소리가 들렸다. 까마귀 울음 같은 비명소리였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맞은편 재무팀 김주임의 자리였다.
아프리카 초원의 미어캣들처럼 나 뿐만이 아니라 다들 일어나서 주변을 두리번 하고 있는데, 회색 낯빛으로 창백해진 김주임이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결혼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빠졌어요."
얼마 전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갔다 왔떤 김주임, 오늘따라 예물반지를 끼고 출근한 게 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결혼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빠지다니, 말도 안 돼.' 상상이 안 되는 그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총무팀장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김주임에게 물었다. 화재나 지진 같은 비상사태에 위기대응 책임자를 겸임하고 있던 그였다.
"저 이혼당할지도 몰라요. 아악-" 얼굴을 감싸 쥐며 울고 있는 김주임 때문에 층 끝에 있던 비서실 여직원들도 모두 나와 둘러보기 시작했다.
"자자, 여러분, 잠시 여기를 주목해주세요. 김주임 반지에서 다이아몬드가 떨어졌어요. 다들 동요하지 마시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대신 지금부터 찾을 사람들, 각 팀에서 1명씩 차출해서 찾아봅시다."
나는 갑자기 다이아몬드 수색대원에 임명되었다. 김주임, 재무팀과 법무팀 인턴 1명씩과 비서 1명, 그리고 나까지 이렇게 5명이 선정되었다.
사람은 너무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서는 마음이 오히려 평화로워진다고 했던가, 어느새 내 손에는 책상 청소용 미니 빗자루와 쓰레받기가 쥐어져 있었다. 매달 한번씩 회사 청소의 날 때 쓰던 도구들이었다.
"너희 못 찾으면 퇴근은 없는 거다." 재무팀장이 신문을 펼치며, 우리에게 농담을 했다. "근데, 다이아 찾다가 자기 주머니에 넣으면, 알죠? 그거 절도죄입니다. 하하하~" 맞은편 자리의 법무팀장도 한마디 거들었다.
"찾았다---!!" 1시간이 지났을까, 고요를 깬 외침은 비서실 미선씨의 목소리였다. 4명이 자신의 팀 주변을 쓸 동안 그 외 구역을 수색하던 미선씨가 화장실 앞 통로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것이다.
그녀는 휴지에 싼 뭉치를 조심히 가져왔다. 포갠 휴지를 펼치자 작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있었다. 진짜 다이아몬드였다. 미어캣처럼 다시 일어난 직원들은 우르르 미선씨 주변으로 몰렸다.
"맞아요. 이거 맞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주임이 소리쳤다. 책상에서 반지와 다이아를 합체한 뒤, 김주임은 흐느꼈다.
"자자, 우리 박수 한 번 칩시다. 결국 찾았습니다." 직원들의 박수소리와 함성소리가 15층에 울려 퍼졌다.
"오늘은 일찍 돌아가 봐~" 사수가 말했다. 시계는 이미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다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하늘에는 꽉 찬 둥근달이 회사 건물을 비추고 있었고, 15층 만은 유일하게 환하게 켜져 있었다. 밤인데 낮처럼 밝은 이상한 밤이었다.
'근데, 나 오늘 뭘 한 거지?' 생각할수록 묘한 그런 날, 오늘이 그런 기묘한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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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2
회사만 열심히 다니면 바보인가요?
브런치 빈비님의 글
대학을 졸업할 날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생겼다. 그동안 투자, 블로그, 온라인 사업에 매진하며 취업하지 않아도 이미 월급만큼의 수입을 벌고 있었다.
계속 이렇게 돈을 벌며 프리랜서로 지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취업은 일정 나이가 지나면 어렵다고 하니 먼저 회사에 들어가고 그 다음 프리랜서 or 사업을 해도 되는게 아닐까?
고민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대학에서의 마지막 겨울 방학은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온전히 프리랜서로 살아 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다.
현실은 아무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는만큼 더 게을러지기 쉽고, 아프거나 피치 못한 사정이 생겨 일을 안하면 수입이 곤두박질치고, 수입이 계속 이어질지 불안감에 잠 못이루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돈 버는 것은 뭐든 힘들고 스트레스가 있구나. 이럴 바에 안정적이기라고 한 직장에 들어가자.
직장 선택의 1순위는 집이 가깝고, 워라밸이 좋은 곳이었다. 당시 한참 N잡러, 파이프라인 등의 붐이 일어나면서 '회사에만 에너지를 쓰는 사람은 바보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그래서 나 역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하기보단 지금 하고 있는 부업들을 병행 가능한 적당히 편한 직장을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취업해서 일해보니 의외로 회사 생활이 즐거웠다. 어쨋든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인데, 단지 워라밸로만 끝내기에는 아쉬웠다.
좋든 싫든 회사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면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그러면서 가치관에 혼란이 왔다.
성장할 수 있는 바쁜 회사로 이직한다면 병행 중인 N잡들은 어떻게 해야 하지? 어차피 직장인으로써 월급을 아무리 받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데,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게 맞나?
만약 내가 프리랜서 일을 경험해보지 않았더라면 차라리 쉬웠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대로 업계 탑 회사에 들어가는걸 목표로 하면 되니까.
근데 난 이미 대학생 때부터 직장이 인생이 목표가 되어선 안되고 그저 안정적인 월급을 주는 곳일뿐이라는 가치관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다.
회사원과 프리랜서, 어느 쪽이든 장점이 뚜렷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바뀌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새벽까지 잠 못 이루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러던 중 내가 가고 싶던 회사, 원하는 직무에 채용 공고가 떴다. 그동안의 고민이 무색하게도 공고를 보는 순간 방향이 정해졌다. 되든 안 되든 일단 써보자!
퇴근 후 이직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정말 가고 싶은 회사였고, 커리어적으로도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기에 진심으로 최선을 다했다.
대장정을 거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합격 소식을 들은 날엔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간다니! 그런데 결과적으로, 새로운 회사에는 가지 못하게 되었고 이후 나는 예상과 다른 길을 걸어가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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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3
퇴근에 대한 다양한 학설들을 알아보자
브런치 무너님의 글
퇴근이라는 말에서는 어떤 기대감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 해방감이라고 해도 좋다. 아무튼 이 말을 들으면 고역을 치르다 풀려난 사람의 심저이 어떤지 알 것만 같다.
엔돌핀이던가. 도파민이던가. 직장의 정문을 벗어나는 순간 긍정의 호르몬이 팍팍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고 집이 딱히 좋거나, 집에 가면 뭐가 있냐 하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사실 퇴근이라는 말은 출근이라는 말 못지않게 무척 따분한 단어다. 하루의 중심을 일에 두고 그 외의 삶을 주변화하는 뉘앙스 아닌가.
퇴근이라는 말이 적절한지와 무관하게 그 의미는 명확하다. 근무지로부터 물러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가 퇴근한 상태인가. 단어의 뜻과 달리 그건 또 모호하다.
직장의 정문을 나서는 순간인가. 업무용 컴퓨터의 전원을 끄는 순간인가. 집으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 상태인가. 사실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학계의 합의된 학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먼저 퇴근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학설은 정문 통과설이다. 정문은 직장의 내외부를 가르는 중요한 지형지물이다. 이 구역을 통과했는가 그렇지 않는가에 따라 퇴근 전후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설 또한 하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정문을 벗어났어도 사무실에도 고민하던 업무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는 실질적으로 퇴근한 것이 아니라고 보는 심리적 퇴근설이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 퇴근설에 따르면 마음속으로 퇴근을 한 이상 설령 그 곳이 직장이라고 하더라도 퇴근을 한 상태로 볼 수 있다. 퇴근 후 술자리 약속에 정신이 팔려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그는 이미 퇴근을 한 사람이다.
그러나 심리적 퇴근설도 하자가 있긴 마찬가지다.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 주말 출근을 하고 집에 와서도 계속 업무를 하는 상황이라 치자.
그는 틀림없이 심리적으로 퇴근하지 않은 상태겠지만, 아무리 심리적 퇴근설에 입각 해 근무중이라고 우겨본들 시간외 수당을 주진 않는다.
사무실문 통과설도 있다. 그러나 사무실 문을 통과해서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사장이 눈인사를 건넨다면 어떤가. 당신은 과연 퇴근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무실 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기 전에 화장실에 잠시 들렀는데 부장님이 카톡으로 내일 일정을 물어본다면? 그래도 당신은 퇴근한 사람인가?
최근 강력하게 대두된 학설로 시뮬라르크 퇴근설이 있다. 퇴근도 일종의 가상현실이라는 매우 포스트모던한 학설인데.... 이런 이야기다.
당신이 퇴근을 한 것은 당신의 착각일 뿐이다. 출근과 퇴근이라는 형식을 도입한 것은 그 행위의 사실성에 기반해 왜곡된 환상을 주입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당신이 매일 가는 직장이 특정한 장소에 있다는 착각은 사실 이 세상 전체가 직장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가상현실의 전략이다.
틀림없이 퇴근을 했지만 잠이 들때까지 일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부장의 카톡이 끊이질 않는 걸 보면 금방 이해할 것이다. 세상은 온통 직장이고, 당신은 영원히 직장에서 퇴근하지 못한채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사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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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4
제일 맛있는 떡볶이는 퇴근 후 먹는 거리 떡볶이 한 점
브런치 몽접님의 글
난 떡볶이를 정말 좋아한다. 밀떡파와 쌀떡파가 있다면 난 쌀떡파이다. 다행히 버스에서 내리면 집에 가는 길에 한 10여 분 걸으면 음식 솜씨 좋은 아주머니가 맛있는 떡볶이를 팔고 계신다.
이미 많이 간 곳이라 나에게 여러 가지 물어 보시지도 않고 양도 조절해서 주시고 서비스로 어묵 국물도 넉넉하게 주신다.
일상에 대한 소소한 대화를 나누다가 아주머니는 "아휴 남편 병원비를 이 장사하면서 다 갚았어. 어제" 활짝 웃으시는 아주머니.
난 "많이 힘드셨죠?" 아주머니는 "여기 찾아 주시는 분들이 다 고맙고 그렇지." 빙그레 웃는 나를 보고서 "아니 그런데 왜 이리 적게 먹어, 많이 먹어. 살찔까 봐?" 환하게 웃으시면서 이야기를 하셨다.
"저 어릴 때는 비만이었어요." 아주머니는 "하기는 그럴 때가 있어. 그런데 그것도 금방이야. 나 같은 경우는 날씬했거든. 나이가 들어서 안 먹고 살 빼는 건 생각도 못해." 깔깔 웃으시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다.
"아니 오늘은 꽝이네" 두 분은 평소 아시는 분인 것 같았다. 오신 할머니는 연세가 꽤 있어 보였다. 아주머니는 "오늘도 공짜"
깔깔 웃으시며 "남는 것도 없는데 내가 번번이 이렇게 먹어도 될까 몰라", "뭐 드셔도 이거 다 드시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없는 사람끼리 돕는 거지" 대충은 어려운 분을 돕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렇데 나도 내 음식을 정리하고 돈을 계산하고 자리를 일어나는데 아주머니는 "자기 너무 안 먹지 마, 그러다 나중에 나이 들면 지금을 후회해" 나는 "네" 웃으며 자리를 정리했다.
처음 떡볶이를 먹은 게 아마도 초등학교 4학년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엄마는 궁중 떢볶이로 우리에게 해주셨다. 그래서 학교 앞에 파는 빨간 떡볶이를 먹은 게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난 그게 신기해서 친구들이 먹을 때 한 젓가락을 부탁해서 먹었는데 그게 맛있어서 엄마 몰래 사 먹곤 했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을 운동회를 하고 2부 점심시간에 집으로 갔더니 엄마가 고추장 떡볶이를 해주셨다. 얼마나 맛있었는지 동생과 난 "암마 정말 맛있어" 하면서 엄지척을 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 할머니는 가래떡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하셔서 떡볶이를 그리 좋아하시지 않으신다. 이유는 간단하다. 쌀을 수확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기에 떡볶이로 먹기에는 아깝다는 논리셨다.
그러다 손자 손녀들이 몰래몰래 스스로 만들어 먹자, 할머니는 웃으시며 조금만, 이라는 단서를 붙이시다가 당신이 드셔보시고는 달다는 말씀을 끝으로 엄마와 같은 궁중 떡볶이를 추석, 설날에 해 주신다.
할머니가 주시는 정성이다. 지금 엄마는 우리가 아니라 손자 손녀를 위해서 해주신다. 요즘 내가 생각하는 가장 맛있는 떡볶이는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 먹는 떡볶이 첫 입이다.
스트레스에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수백 번 질문해서 머리가 찡하도록 생각하다가도 이렇게 떡볶이를 먹으면 '그래 이게 사는 거지'하고 단순하게 때로는 가볍게 사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에 슬쩍 미소를 띄워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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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5
인사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브런치 Kyle Lee님의 글
"인사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인사 업무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도, 반대로 가장 많이 했던 질문도 이것이다. 인사팀은 무슨 일을 하는 조직인가?
다양한 장소에서 이 질문과 마주했다. 후배들을 위해 취업특강 강의에서부터 채용설명회 자리까지. 심지어는 회사 내 동료 직원에게 이 질문을 받기도 했다. "대체 너희 팀이 하는 일이 뭐야?"
인사팀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 중 하나도 이것이다. 지원자가 업무에 대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는 채용과 평가까지는 쉽게 대답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대부분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기껏해야 용감한 몇몇 지원자가 인력 효율화 까지 갈 뿐.
"인사팀은 무슨 일을 하나요?" 이 질문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옮긴 후 만나게 된 동료들은 일반 기업에 다녀본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들 또한 인사팀을 지원하는 신입 지원자 수준 정도로 인사업무를 이해하고 있었고, 당연히 '인사가 왜 있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일부 동료들은 내게 직접 물어오기도 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시절에는 답변이 무척 쉬웠다. 인사는 채용에서부터 퇴직까지 직원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루는 부서라고 설명할 수 있었다. 채용, 급여, 평가, 보상, 교육, 노무 등등 실제로 우리 팀이 하는 업무를 나열하면 그걸로 족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달랐다. 업무의 영역이 대기업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서로의 일이 맞닿는 지점이 넓고 깊다. 상대가 하는 일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런 동료들에게, 나는 인사 업무의 종류뿐만 아니라 존재 의의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그 일이 쉽지 않았다.
"인사팀의 존재 의의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분명 불편함도 있을 것이다. 인사라고 한다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채용과 평가, 인력 효율화가 아니던가.
인사 업무가 진행된다고 하는 것은 분명 인력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이 생기고, 그 틀 속에서 제약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평가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고, 새로운 제도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어느정도 사실이다. 규모가 작은 회사에 대기업형 인사가 자리 잡으면 당연히 독이 될 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요해질 때가 되면 이미 늦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스타트업에서 인사 담당자로서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동료들이 나의 존재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결국 어느 시점에선가 인사가 필요해질 것이라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다. 인사는 제도를 통해 회사의 가치관과 조직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 회사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그래서 우리는 어떤 동료를 뽑아야 하는지, 그 동료들이 회사 내에서 어떻게 생활하기를 바라는지. 이 모든 것이 인사제도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미리부터 고민하지 않는 경우 실질적 업무 로스뿐만 아니라 기업문화를 지탱해온 소중한 인적 자원을 잃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글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위한 것이다. 어쩌면 막 인사업무를 시작한 직장 새내기 인사 팀원에게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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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아래 링크에 오후 10시에 담지 못한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노란색으로 밑줄 친 제목은 뉴스레터에 담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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