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출근과 퇴근을 합친 말. 회사를 다닌다면 누구나 짧게라도 사무실에 도착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있다. 누구는 두 시간, 누구는 한 시간, 누구는 30분, 누구는 15분 누구는 재택 근무로 5분 만에 출근. 

최근에 한 회사에 인턴으로 합격했다. 회사까지의 거리를 따져보니 편도로 한시간 반 정도 걸리는 걸 확인했다. 출근과 퇴근을 하면서 나는 하루 중 3시간을 이동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사실 경기도에 사는 내가 서울의 웬만한 곳을 가려면 비슷한 시간이 걸린다.

취직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회사에 지원했다. 내가 지원했던 회사들은 대부분 강남에 위치해 있었다. 회사에 합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보고 아찔함을 느꼈다. 오고가는 지하철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실 학교도 편도 2시간 정도의 거리를 다녔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긴 시간 지하철을 통해 이동하는 것에 내공이 쌓였다. 자리를 빼앗겨도 그닥 기분이 상하지 않고 지하철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즐길 수 있다. 문제는 그 과정 자체가 힘이 든다는 사실이다. 고생 고생해서 회사에 도착하면 곧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한다니!

그렇다고 회사에 근처에서 자취를 할 수는 없다. 회사에서 돈을 벌고 회사에 가깝게 살기 위해서 많은 돈을 쓰는 건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 자취를 한다고 해도 회사까지 교통수단을 이용해야한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이긴 하다. 물론 재택근무가 자율적인 회사도 있지만 100% 재택을 하긴 어려우니…

이런 생각들을 거치고 나니 관점이 조금 변화한다. 만약 직장과 지역에 제약이 없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언젠가 한 번은 이러한 방식을 경험해 보고 싶긴 하다. 굳이 해외에 가서 일을 하고 관광지에서 일을 하는 것 까진 아니어도 내가 원하는 방식과 패턴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떠한 회사의 소속으로 일을 하는 건 많은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 회사가 가진 다양한 인프라를 경험할 수 있고 ‘나’라는 개인이 가진 역량에 비해 더 큰 규모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내가 일하는 곳이 서울이어야 할까? 라는 의문이 든다. 국내에 이렇게나 많은 도시가 존재하는데 인생의 많은 부분을 서울을 오고 가는 데에, 서울의 한 사무실 안에서 보내는 것이 조금은 아깝게도 느껴진다.

지금의 나는 아직 명확한 감각도 기준도 지니고 있지 않다.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 흐릿한 이상을 떠올릴 뿐이다. 막상 직장과 지역에 대한 자유를 얻고 내가 원하는 도시에서 살며 일을 하는 삶이 나에게 더 잘 맞을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해보고 싶고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건가?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책임과 부담을 지녀야 한다고 한다. 언젠가 내 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나와 남들이 판단할 때, 나는 가차없이 더욱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고 싶다. 아무래도 내가 계속 원하는 걸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