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중 무엇을 선호하시나요?

2024. 3. 22.

별게 다 콘텐츠

무언가 고민될 때, 오후 10시

님 안녕하세요! <오후 10시>입니다.

오후 10시는 이름처럼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발송되는 뉴스레터인데

이젠 금요일에서 토요일 넘어가는 오전 2시에도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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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이번 주도 끝이 났네요! 정신 차려보니 벌써 주말이라니! 주말에 온도가 따뜻하던데 길에 사람이 정말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주는 아날로그, 레트로 같은 옛날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아날로그, 레트로라는 단어 뒤에 감성이라는 단어가 붙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누군가에겐 추억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데 한 편으론 누군가는 아날로그가 삶의 전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지털화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점점 세상에서 멀어지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왠지 모를 무거운 마음이 드는데, 사실 저도 언젠가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되겠죠. 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나는 순간 비슷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가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겪어 보기 전까지 알긴 어렵겠지만... 궁금하네요.

세상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고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면 아날로그적인 삶을 사는 건 소수의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가진 게 너무나 많아서 비효율을 누릴 자유가 있는 거죠. 미래까지 갈 것도 없는 게 경제적 자유라는 말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라는 소설을 읽었어요. 소설 내용 중에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로 부터 칩을 이식한 환자와 비슷한 내용이 나오는데, 소설을 읽고 기사를 보니 괜히 섬뜩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점점 디지털화 되어 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까지 아날로그적인 삶의 방식을 유지해야 할까요?

님 오늘도 뉴스레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주 콘텐츠 요약

1. 아날로그 세상에 대한 추억

2. 인터넷이 없었지, 팬심이 없었겠니?

3. 아날로그: 불편함에서 오는 설렘과 행복

4. 그들의 아날로그 라이프

5. 아날로그의 낭만

CONTENTS

CONTENTS 1

아날로그 세상에 대한 추억

브런치 동그라미 원님의 글

초등학교 시절 TV는 화면 조정 방송이 나오다가 애국가가 나오면서 시작이 되었다. 우리 집에는 나와 여동생 둘이 있었는데 나는 특히 5살 차이 막내 여동생과 경쟁을 하였다.

우리의 규칙은 애국가 시작하는 시점에 가장 먼저 TV를 튼 사람이 채널을 선택할 권리가 있었다. 보통 TV가 시작하면 주로 어린이 만화를 하는데 나와 여동생은 보고 싶은 만화가 다른 경우가 많았다.

내가 즐겨보는 만화는 마징가와 같이 주로 우리 편 로봇이 악당을 물리치는 만화들이다. 하지만 동생이 주로 보는 만화는 요술공주 세리와 같이 소녀 취향의 만화들이었다.

돌아보면 그 시절에는 아이들이 영상이나 게임 등에 중독될 일이 없었다. 지금처럼 24시간 영상을 볼 수 있고, 언제나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지성 작가의 책 <에이트> 에서 보면 실리콘 밸리 IT기업 거부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소개한다. 이곳에는 30여 명의 아이들이 인공지능 시대 최고 리더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이들은 학교에서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도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때까지는 컴퓨터 사용법이나 디지털 교육을 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는 상상력, 관찰하고 생각하는 능력, 도구가 없어도 창조적으로 놀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우리의 조기 교육의 방향은 이 시대의 리더를 키우는 방향과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근에 아이들이 동영상 시청을 많이 할 때, 전두엽 발달에 문제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들을 보게 됐다. 전두엽은 무언가를 보고 경험할 때 그 너머의 것을 보고 유추하는 능력이 길러지는 곳이다.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은 디지털 세상에 살지만 아날로그 세상에 대한 추억이다. 세상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자녀 교육에 디지털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돌아 봐야 한다.

어린 시절 겨우 TV에서 나오는 만화 한 편 보고 나머지 시간은 도구도 없이 흙바닥에서 땅따먹기 하던 시절이 그립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CONTENTS 2

인터넷이 없었지, 팬심이 없었겠니?

브런치 언제라도 봄님의 글

딸이 물었다. "엄마! 엄마가 어릴 적에는 핸드폰도 없고 인터넷도 없었다고 했잖아. 그러면 어떻게 할머니랑 연락하고 할아버지가 언제 집에 오는지 어떻게 물어봤어?"

"집에 올 때까지 서로 방법이 없었지. 아이들은 대부분 집 앞에서 놀고 있으면 엄마들이 밥 먹으러 들어오라고 베란다에서 불러줬어. 그럼 하나 둘 집으로 들어가. 그렇게 저녁을 먹었고."

"근데 인터넷 없으면 덕질은 어떻게 해? 아이돌이 뭐 하는지 어떻게 알고 팬클럽 가입도 못하지 않아?" "시스템이 없었지 팬심이 없었겠니? 아, 그땐 팬클럽이란 말대신 오빠부대란 말이 있었어."

"엄마도 아이돌을 따라다닌 적 있어?" "음, 아이돌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엄마는 초등 6학년 때, 우리 별이 만할 쯤 변진섭이란 가수를 좋아했어. 소소하게 사부작거리는 덕질이었지."

"엄마가 사부작 한 덕질은 뭐야? 포카 모았어?" "그땐 포카는 없었어. 대신 책받침이 있었지. 아, 별이는 책받침이 뭔지 모르지? 그리고 큰 브로마이드를 방에 도배하는 친구도 있었고, 좋아하는 사진을 모아서 필통을 만들기도 했어."

"그냥 굿즈를 사면 되잖아." "그땐 굿즈가 없었고 굿즈란 말도 없던 때야. 돈도 없고 시간만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인터넷이 없는데 인터뷰 기사는 뭘로 봐? 신문에 나와?" "그땐 하이틴이라는 청소년 잡지나 티비 방송 순서와 연예긴 기사가 담긴 잡지들이 있었어."

"그리고 그걸 다 사면 너무 비싸잖아. 그러니깐 친구들이랑 나누기도 했어. 친구 넷이서 각자가 산 신문이나 잡지에 다른 연예인 사진과 기사가 나오면 그걸 그 친구에게 주는거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거지."

"근데 유튜브 없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디 나오는지도 모르고 다시 보기도 못했겠네." "그치! 재방송도 잘 없었으니 한번 지나간 가요톱텐엔 다시는 볼 수 없었지. 근데 연예인의 스케줄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

"사서함이라는 게 있어서 어떤 번호로 전화를 걸면 자동 응답기에 주 별 그 연예인의 스케줄을 알려줘. 메모지와 샤프를 들고 전화해서 받아 적어 두는 거지. 스케줄을 보고 신문에 프로그램 편성표를 보고 현광펜으로 칠해가며 시간 맞춰 보는거야."

"헉 없는 게 그렇게 많았는데 샤프랑 형광펜은 그때도 있었어?" "엄마라고 붓들고 공부했던 건 아니거든?"

아이덕에 추억에 잠겼다. 지금처럼 아무 때나 무슨 노래든 들을 수 없던 시절. 그래서 라디오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는 날은 행운을 만난 듯 참 행복했다.

좋아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면 녹음해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고 그걸 공테이프에 복사해서 테이프케이스에 예쁜 글씨로 목록을 적어 친구에게 선물하기도 했던 그때.

그러고 보니 내가 딸에게 재미난 옛날 이야기를 해준 것이 아니라, 아이의 질문 덕에 30여 넌 전으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다.

언젠가 친정엄마와 '엄마 어렸을 적엔'이란 전시를 본 게 기억이 났다. 전원일기나 시대극에서나 보던 모습들을 인형과 소품으로 재현해 낸 인형들을 보고 나의 감상은 귀엽다, 옛날엔 이랬구나 정도였을 테다.

그러나 엄마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엄마는 그 전시로 엄마 어릴 적을 여행하고 온 기분이었겠구나 싶었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CONTENTS 3

아날로그: 불편함에서 오는 설렘과 행복

브런치 닥터킴님의 글

기술과 디지털화로 인해 우리의 삶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해졌다. 30대인 필자는 잠시 아날로그 시절을 거쳐 디지털화 되어가는 사회를 살았기 때문에 세상 사는 게 얼마나 편리해졌는지 나름 느끼곤 한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내가 직접 시간을 내 식당에 가서 테이크아웃하는 것 대신 앱으로 주문을 하면 몇 십 분 안에 집 앞으로 배달이 된다.

산책하는 도중 예쁜 풍경을 발견하면 바로 그 즉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간직할 수 있다. 원하는 만큼 여러 장 찍을 수 있고 바로 어떻게 찍혔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시디를 사지 않아도 된다. 직접 음반매장에 가서 샘플로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사거나 아티스트를 무작정 믿고 산 다음 집에 와서 들었어야 했다.

아무 때나 핸드폰으로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들어가 듣고 싶은 노래를 검색해서 바로 들을 수 있다. 시디 플레이어나 mp3 기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근데 여전히 CD와 LP를 생산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2-3년 동안 LP의 매출은 급격히 올랐다. 나 같은 사람들은 왜 불편하게 LP. CD. 필름 사진같은 아날로그를 지향하고 열광할까?

부모님의 차에 문제가 생겨 새 차를 사야 할 일이 생긴 적이 있다. 전원주택에 사시고 휘발유 값이 비싸니까 아빠에게 테슬라를 권유했다. "테슬라는 싫다~ 운전할 때 그래도 엔진이 웅~ 하고 소리가 나야 드라이브하는 맛이 나지."

이성적으로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빠는 테슬라가 주는 수많은 편리함보다 전기자동차가 아닌 일반 자동차를 운전할 때 느끼는 감각과 감성을 더 추구하신 것이다. 아빠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그럴 수 있겠지 생각하게 된다.

편리함과 간편함을 찾고 익숙해지면 동시에 우리가 놓치는 것도 분명 생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건 바로 인간적인 가치, 인간적인 감정이 아닐까.

인간은 감각을 추구하는 동물이다. 사물을 직접 볼 수 있고 만지며 느낄 때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이메일로 받는 것보다 손글씨로 적은 편지가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가까운 사촌들도 나처럼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데 어느날 사촌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 "LP로 듣는 게 훨씬 더 재밌지. 랜덤으로 카트리지를 올려놓을 때 무슨 트랙이 나올지 맞추는 것도 재밌고 내가 원하는 트랙이 나올 때 짜릿하기도 하고."

인간은 세상, 사람, 사물을 디지털로 시각화하고 인지할 수 없다. 우린 지금 이 글을 읽을 때도, 눈 앞에 맛있는 참치 뱃살 초밥이 있을 때도, 향긋한 커피를 마시려 할 때도, 모든 것이 0과 1이라는 숫자 패턴과 조합으로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리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편리함을 찾을 것이고 우린 더 디지털화된 세상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감각을 깨닫게 해주고 보존해 주는 아날로그를 동시에 추구하며 살 것이다.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과 삶은 음양이 존재하는 것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 둘 다 공존하고 알맞은 밸런스를 유지하면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CONTENTS 4

그들의 아날로그 라이프

브런치 오보람님의 글

책은 처음 등장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그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제품 중 하나이다. 여전히 내지는 거의 종이로 이루어져 있고, 표지 또한 보통은 종이를 재료로 후가공을 거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명 책의 형태는 그대로인데, 책을 소비하는 방법은 많이 달라졌다. 종이책이 주류이긴 하지만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등 심지어는 책을 요약해 주는 유튜브 쇼츠도 등장했다.

어르신들에게 요즘의 공공도서관은 진입 장벽이 높은 장소이다.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들어와 본 어르신들은 이것저것 책을 꺼내보다가 책 한 권을 가져온 후 주민등록증, 복지카드 등을 내민다.

이걸로는 대출할 수 없다고 말하면 그럼 뭘 적으면 되냐고 묻는다. 아마 8-90년대의 옛날엔 어떤 양식이나 대장을 기입하는 방식으로 대출/반남이 이뤄졌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 도서관을 이용했던 2000년대 초반에는 이미 카드형 회원증에 바코드를 찍어 사용하던 시점이었다. 시간이 지난 만큼 세상은 많이 바뀌었는데, 아직 어르신들이 이를 따라가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처음 회원가입부터 난관이다. 우리 도서관은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그 과정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게 컴퓨터 사용 자체가 쉽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렵다.

물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스스로 만들기 어려워하시는 분이 많아 가입 과정도 도와드린다. 회원증 카드까지 손에 쥐어드린 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당부를 거듭하고 나서야 겨우 한시름 놓는다.

이들에게 도서관을 이용하는 과정은 조금 더 편해져야 한다. 할 수 있는 만큼 도와드리면서 불편함을 줄일 수 있도록 하지만 항상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우리 도서관에 없는 자료 중 이용을 원하는 자료는 희망도서 제도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우리 도서관의 희망도서 신청 과정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것보다 오프라인으로 신청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 도서관에 와서 희망 도서명을 수기로 적을 수 있는 양식을 비치하고, 오며 가며 말씀하시는 책 중 자주 언급되는 것이 있으면 눈치껏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어르신들이 도서관에 오는 이유는 책을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소소한 도움을 받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하고,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보고, 버스가 언제 오는지 묻고,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은 어떻게 구매하는지 알려달라며 오신다.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인터넷 등 현대 기술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이 모든 게 누워서 떡 먹기지만, 모든 것이 편하고 전산화된 시대가 어르신들에겐 매일매일 부담만 더 가중시키는 것 같다. 편리하지만 쉽지는 않은 세상이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CONTENTS 5

아날로그의 낭만

브런치 스와르님의 글

요즘 Y2K며 올드머니룩이며 레트로며 과거로의 여행이 여전히 유행이다. 분명히 유행 전에는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보고 촌스럽다 생각했는데 유행이라고 눈에 많이 보여서 그런지, 트렌드에 맞게 예쁘게 나와서인지 나름 괜찮은 것 같기도 하다.

점점 더 과학과 문화는 발전하지만 스타일은 과거로 회귀하는 요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하는 과도기를 겪어 본 나는 가끔 아날로그 시대가 그립다.

내가 어릴 때에는 뚱뚱한 컴퓨터를 사용했는데 그마저도 모든 집에 있지 않았고, 핸드폰은 어쩌다 한 명 있는 그런 귀한 전자기기였다.

그래서 집에는 꼭 유선 전화기가 있었는데 집 전화를 통해서만 친구에게 용건을 전할 수 있어서 매번 늦지 않은 저녁 시간즈음 '안녕하세요. 저는 누구누구인데요, 혹시 집에 누구누구 있나요?'를 공식처럼 읊으며 친구 집에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점점 디지털화되며 매년 일 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혁신적인 디지털 기기들이 계속해서 마구 보급되기 시작했다. 뚱뚱한 핸드폰이 얇아지기가 무섭게 스마트폰이 나왔고, 스마트폰이 나오자 아이팟부터 시작해 아이폰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점 잊히고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아날로그의 종적들. 나도 언제부턴가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다 하게 되었고, 라디오도 택시에 타서 틀어진 것을 듣는 것 말고는 굳이 듣지 않게 되었다.

바빠진 일상에 전에 즐기던 여유들이 없어진 것일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하고 여유를 즐기기에는 디지털의 유혹이 더 커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요즘 더더욱 아날로그의 낭만이 글비다. 연신 울리는 카카오톡 메시지 알림, 수많은 쇼츠와 릴스에서 벗어나 책을 펴고 활자를 꼼꼼히 눈에 담고 입으로 되뇌어보는 여유.

라디오를 켜고 주파수를 맞추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연을 듣고, 내 사연을 보내고 기다리는 설렘, 그리고 모르는 음악에도 여유롭게 흥얼 거리며 DJ가 알려줄 제목을 기다리는 낭만.

자꾸만 빠르게 변화하는 모든 것들 사이에서 삶은 편해지지만 낭만을 찾기란 쉽지 않다. 모든 것이 빨라지고 변화하고 새로운 것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올수록 현재에 만족하며 여유를 부리고 낭만을 즐기는 것은 도태가 되어버린다.

그럼에도 가끔 생각이 난다. 세련되지 않고 투박하지만 그런 것에서 느껴지던 정들이, 낭만이. 지나고 나면 지금 일상적인 이 모든 것들이 다시 아날로그가 되어 낭만적이었다고 느껴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가 되어 놓쳐버린 것들이 아쉽지 않게, 새로운 방식으로 또다시 낭만을 찾아 마음에 여유 가득히 그 낭만을 향유하고 싶다.

원문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아래 링크에 오후 10시에 담지 못한 좋은 글들이 있습니다.

여유가 있으시면 한번 읽어보세요!

노란색으로 밑줄 친 제목은 뉴스레터에 담긴 글입니다.

오후 10시 콘텐츠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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