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직업의 세계라는 게 참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빤하다. 동화처럼 발군의 재능과 소명감으로 무장한 사람이 항상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진 않는다. 기회라는 게 만인에게 공평하지 않으니까. 재능 없는 사람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도 허다하고 심지어는 그 일을 할 실력조차 안 되는 사람이 꾸준히 활동하며 염치없이 스승을 자처해 남을 가르치기도 한다." <번역: 황석희>, 황석희

"엄마,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해? 사랑하면 나눠 쓰겠죠? 나눠 쓰면 안 싸우겠죠? 안 싸우면 전쟁이 안 나고요. 그러면 무섭지 않잖아요!"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토스

"다이아몬드를 빼 달라는 아이의 말에 순간 엉뚱한 상상을 해 봤다. '매일 먹느 시리얼 속 흔한 아몬드가 모두 다이아몬드라면 어떨까?' 일상의 모든 것이 단숨에 특급으로 바뀔 것이다."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토스

"언젠가 암호화폐가 지금의 화폐처럼 통용되고, 그 암호화폐들을 334원의 삼성전자처럼 살 수 있었다고 이야기할 때쯤, 사람들은 쉽게 떠들 것이다. 아니, 그때 안 사고 뭐 했어? 그리고 미래의 나 또한 착각할지도 모른다. 그러게, 나 안사고 뭐 했더라? 그렇기에 나는 기록한다. 아니 기록해야만 한다. 언젠가 나 또한 이 시기가 너무 뻔하고 아름다운 기회였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먼 훗날 돌아보는 사람에겐 그저 아름다운 투자의 기회로 보일 그 풍경이, 실은 처절하고 격력한 등락의 전쟁이었음을."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토스

"사람도 그가 어떤 마음인지 어떻게 아나?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아는 거야."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이 컵을 보게. 컵은 컵이고 나는 나지. 달라. 서로 타자야. 그런데 이 컵에 손잡이가 생겨봐. 관계가 생기잖아. 손잡이가 뭔가? 잡으라고 있는 거잖아. 손 내미는 거지. 그러면 손잡이는 컵의 것일까? 나 잡아주세요 라는 신호거든. 손잡이 달린 인간으로 사느냐. 손잡이 없는 인간으로 사느냐. 그게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나는 꺼내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이었지. 그런데 상상해보게. 열 명이 있으면 열 명, 백 명이 있으면 백 명, 1억 명이 있으면 1억 명의 각각 다른 생각이 있는 거야. 그게 정상이라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여기서는 내가 서서 카메라를 들면 남편도 서. 문제는 동네 사람들도 다 멈춰 선다는 거야. 그리고 내 카메라가 향하는 곳에 뭐가 있나 같이 들여다본 후, 다시 나를 빤히 쳐다봐. 도대체 아무것도 없는 이 골목길에서, 처음 보는 동양인이 도대체 뭘 찍고 있는지 궁금한 거야. 물론 나는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서야 그 사태를 알아차리지. 의아해하는 그들과 눈 마주치고 웃으면, 그들도 웃으며 지나가기는 하는데 꼭 고개를 한번 갸웃거리지. 그 갸웃이 너무 귀여워서 나는 또 웃고. <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최근에 <부모와 다른 아이들> 이라는 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거기서 각 챕터 별로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 얘기가 나와요. 거기서 여러 번 나온 이야기가 소인은 소인을 사랑하게 되고, 난청인은 난청인을 사랑하게 된대요. 말하지 않아도 이해되는 경험이 있고, 그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우린 늘 이야기에 매혹되잖아요. 그래서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죠. 저도 완전히 정리된 생각은 아닌데요. 누군가가 자기 이야기를 하잖아요. 그럼 누군가는 그걸 듣잖아요. 그게 쌓이면 그 사람에 대해 우린 알게 되죠. 반면 입을 다물어버리면 내 이야기는 세상에 없잖아요.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하면 더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결국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을 테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생기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계속할 힘을 얻고, 그래서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서로가 기대고 알려주는 이어달리기 같아요. 세상에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진다고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한 줌이잖아요. 안 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그들의 생각도 궁금해지네요."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나는 긴 걸 못 만드는 사람이야, 하는 게 아니라 나는 짧은 걸 잘 만드는 사람이야, 하면서 계속 밀고 나가면 되는 건데, 세상엔 좋아 보이는 것, 내 마음을 흔드는 게 너무 많다 보니 휩쓸릴 수밖에 없죠."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세계에서 가장 힙한 도시에서 들은 긴 이야기가 끝났다. 어떤 도시에서든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이야기가 있다. 베를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근데 그 손님들도 사실 내가 결정하는 거예요. 손님들은 자기가 가게를 골랐다고 생각하는데, 아니죠. 만약 제가 선술집을 차렸으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왔겠죠. 하지만 저는 찻집을 차렸고,  클래식 음악을 틀다 보니 이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더라고." <궁금한 건 당신>, 정성은

"그러나 맞은 뼈가 너무 시렸다. 무언가 정말 좋아한다면,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해 즐겁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나는 그것이 농구라는 스포츠가 아니라, 농구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조언임을 알아챘다. 대가를 위해, 책임을 위해 즐거울 수만은 없는 직업의 숙명. 울리는 그래서 요리사가 될 수 없었다. 울리의 열정의 원동력은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걸어보기로 했다>, 보

"질문은 자기 안에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다고 자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무언가 부족한다는 마음이야말로 우리를 움직이는 힘이다. 배가 고프다! 그러면 뭔가를 먹자. 왠지 쓸쓸해! 그러면 누군가를 만나자. 이처럼 우리는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인식함으로써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자각은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어준다. <좋은 질문이 인생을 만든다>, 모기 겐이치로